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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

원소 파워의 나락 – 챕터 3: 레드 스타 카니발

우린 딱 시간을 맞춰 땅거미가 내릴 무렵에 마을에 도착했고, 아니나 다를까 축제가 한창 벌어지고 있었어요. '레드 스타 카니발'이라는 축제였는데 덕분에 사람들이 모두 마을 광장에 나와 있었고, 나로서는 어머니를 알 만한 사람을 찾아보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였죠. 비록 지금 가진 것이라곤 그나마 상태가 괜찮은 오래된 사진들뿐이지만요.

어쨌거나 별다른 일이 생길 만한 상황은 아니었어요. 카밀만 아니었더라면요. 그런데 세상에! 원소 파워를 이용해 카니발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버리다니! 일명 ‘비범한 에곤’이라는 마술사가 진땀나는 공중의자 묘기를 펼치는 중에 갑자기 그와 똑같은 모습으로 변신하여 무대로 뛰어오르더니 그에게 사기꾼이라고 소리를 질렀지 뭐예요! 결국 애꿎은 마술사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고, 그 통에 의자가 우수수 무너져내리면서 군중의 폭소가 터져나왔어요. 하여간에 카밀 쟤는!

그런데 그의 마술 지팡이가 왠지 눈에 익더라고요. 뭔가 아버지의 원소 지팡이가 연상되는 것이…

안타깝게도 난 어머니의 행방에 대해서는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했어요. 만두를 몇 개 맛보았을 뿐… 맛은 나쁘지 않더군요. 하지만 우리 것이 훨씬 나아요. 단연코.

내가 카밀을 다시 만난 건 밤이 늦어 카니발이 파장에 이를 무렵이었요. 그런데 카밀이 아까 그 마술사와 얘기를 해보라더군요. 사실 얘가 영 도움이 돼주질 않아서 짜증이 났었는데, 그래도 듣고보니 그럴듯하더라고요. 그래서 비범한 에곤의 트레일러를 찾아갔는데…

“내 공연 중에 나타나 훼방을 놓은 게 바로 네놈이렷다? 얏, 이거나 받아라!”

문을 열자마자 온갖 가구들이 우리를 향해 빗발치듯 날아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