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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on the extraordinary

원소 파워의 나락 – 챕터 9: 후기

최초 호박석의 마스터가 사라져버렸고 주변에 널려 있던 사슬도 자취를 감췄으며, 난 몸을 되찾아가지고 동굴 밖으로 나왔어요. 그런데 에곤이 혼자 있지 뭐예요. 역시나, 카밀이 유물 몇 점을 챙겨 달아나버린 거예요. 실망스럽긴 하지만, 뭐 녀석하고의 일은 나중에 처리하기로 하죠. 난 에곤의 도움을 받아 남은 유물들을 모두 수거했어요. 그걸 보관해둘 완벽한 장소를 알고 있었거든요. 바로 보그 타워의 지하실이죠.

그런데 에곤이 회오리지팡이(그가 이름을 붙인 거예요. 내가 아니라고요)만큼은 내놓기를 주저하더라고요. 그게 없으면 자긴 시체라면서요.

“건설 현장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그 지팡이 없이는 난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어.”

“아니.” “넌 진짜가 될 수 있어. 진짜 마술사.”

부디 그가 내 충고를 따라주기를…

원한의 항아리를 볼 때마다 나는 호박석이 세상에 나오게 된 섭리가 무엇일까 생각을 하곤 해요. 최초 호박석의 마스터는 제 몫이 아닌 것을 빼앗으려는 욕심에 사로잡히는 바람에 외롭기 그지없는 길을 걸어야만 했죠. 마치 내 아버지처럼요.

내 친구들이 생각나요. 걔들 덕에 난 다른 길을 찾을 수 있었고, 호박석을 도둑질이 아니라 팀워크를 위한 도구로 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단결해야 해요. 질투는 절대 안 돼요.

이번 일은 잘 끝났지만, 내가 최초 호박석의 마스터에게 그렇게 쉽게 조종당했다는 것이 슬프네요. 지나고 보니 내가 본 환영이 좀 의심스러웠어요. 아마도 내가 너무 믿고 싶은 대로만 믿은 탓에 뻔한 함정이었음에도 제발로 걸어들어갔던 건 아닌지?

어머니가 떠났다는 사실도 이젠 받아들여야 할 것 같아요. 어머니를 다시 잃는 기분이라 슬프지만, 이번 일을 통해 알게 되었어요. 어떤 것들은 과거 속에 묻어두어야 한다는 걸. 게다가 난 흥미진진한 미래를 앞두고 있거든요.